[판결] “보증금 못 받은 상가, 새 주인이 반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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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대차가 종료된 후 건물이 양도됐어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못 받았다면 새 주인이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4월 9일 원고 A 씨가 피고 B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307116).
[사실관계]
원고 A 씨는 재건축 구역 내 상가 건물을 임차했다. 임대차 기간은 2021년 12월 말까지였다. 피고 B 조합은 2022년 1월 상가 건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석 달 뒤 인도 집행도 완료했다. 원고 A 씨는 피고 B 조합이 임대차 계약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 판단]
1심과 항소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21년 12월 말 원고 A 씨의 임대차 계약이 끝난 데다 피고 B 조합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손해배상에 대해선 원심(항소심) 판단을 유지했지만, 임대차보증금 반환 부분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시했다.
-대항력 있는 상가 임대차에서 계약이 종료돼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관계가 존속한다. 근거 규정은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이다. 대항력은 건물 주인이 바뀌더라도 임차인이 새 주인에게 임대차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법률상 힘이다.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차 목적물인 부동산이 양도된 경우 양수인에게 임대인 지위가 당연히 승계된다.
-원고 A 씨가 상가임대차법상 대항력을 갖고 있다면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임대차 관계가 존속된다. 피고 B 조합은 상가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다.
[대리인 의견]
원고 A 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을지의 윤성환(사법연수원 38기)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의견을 밝혔다.
-원고 A 씨는 건축사업구역 내 조합원으로부터 상가를 임차하여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채 인도 집행을 당했다.
-상가를 임대한 조합원은 조합 정관에 따라 해당 상가 건물을 피고 B 조합에게 신탁했다. 인도 집행 당시 상가 소유 명의자는 피고 B 조합이었다. 피고 B 조합은 임대차 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 소유권이 변동됐으므로 보증금 반환 채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과 항소심은 피고 B 조합의 이주 기간 통보 무렵에 임대차 계약이 종료했다고 봤다. 원고 A 씨와 임대인 조합원 사이의 임대차 계약에서 재건축 시 건물을 인도한다는 약정에 근거한 판단이다. 1심과 항소심은 계약이 끝남에 따라 원고 A 씨의 대항력이 소멸했거나, 피고 B 조합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대법원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을 고려했다. 1심과 항소심은 해당 규정의 존재를 간과했다.
-임차인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의 취지와 대항력의 법리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재확인됐다.
[출처] 법률신문 이상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