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주거 가능 믿고 계약 착오라도 취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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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형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분양 홍보 과정에서 일부 '거주' 관련 표현이 사용됐더라도, 건물의 법적 용도와 사용 제한이 계약서와 홍보자료 등에 제시됐다면 주거 가능성에 대한 착오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월 29일 A 씨 등 수분양자들이 시행사 B 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다217022).
[사실관계]
생활숙박시설 '서초 로이움지젤'의 신축·분양 사업자인 B 사는 2021년 1~2월 A 씨 등 수분양자들과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국토교통부는 생활숙박시설이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자 2021년 1월 관련 법 개정을 예고했다. 개정 내용에는 생활숙박시설이 숙박업 신고가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분양 공고에도 '주택 사용 불가' 문구를 명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2년 5월 건축법 시행령이 실제로 개정됐다.
A 씨 등은 분양 당시 시행사가 실거주가 가능한 것처럼 홍보해 착오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거주 가능성에 대한 착오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금 반환을 청구했다.
[하급심]
1심은 A 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1심은 "홍보자료에 의하더라도 주택과 다른 생활형숙박시설임을 분명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계약서 등에도 건물이 주택에 해당하지 않음이 여러 차례 명시돼 있다. A 씨 등의 착오가 B 사로부터 유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은 A 씨 등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항소심은 "광고나 분양대행사 직원의 상담 등을 통해 실거주할 수 있다고 광범위하게 홍보했다. 생활숙박시설을 숙박업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도 이러한 사정 변경을 A 씨 등에게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건물을 주거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대법원은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시했다.
-인터넷 블로그 등 분양홍보물에 '주거', '거주' 등의 문구가 일부 사용되기는 했다. 그러나 동시에 '법적 용도는 숙박시설', '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등의 문구를 통해 건물이 생활숙박시설로서 일반 주거용 건축물과 차이가 있다는 정보 역시 비교적 상세히 제공됐다.
-생활숙박시설은 제도 도입 당시부터 건축법상 영업시설군에 해당해 용도 변경을 하지 않는 한 주거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법규상 금지돼 있었고, 생활숙박시설이 실제로 주거용도로 사용된 일부 사례는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사실상·관행상의 이용형태에 불과한 점까지 고려하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A 씨 등이 이 사건 건물을 주거용도로 사용할 동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A 씨 등이 서명·날인한 확인서에도 '원고들은 이 사건 건물이 생활숙박시설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건물 내 숙박업 운영 등 일체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 동의하며,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B 사의 유발에 따라 원고들이 실거주 가능성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켰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동기의 착오를 원인으로 한 법률행위의 취소, 당사자의 의사와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출처] 법률신문 안재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