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단독] “공동 이메일 비번을 왜 바꿔” 10년 동업 깬 변호사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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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동업을 끝내는 변호사들 중 한쪽이 상대 몰래 업무용 이메일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꾸는 등 접근을 차단해 법정공방까지 벌어진 끝에, 일방의 접근차단 행위는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이메일 계정을 ‘조합 재산’으로 보고, 한쪽이 상대 동의 없이 계정 정보를 변경한 행위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변호사들은 바꾼 비밀번호를 고지하라는 가처분 신청부터 청구 이의 소송,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진행했지만 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아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김석범 부장판사)는 A 변호사가 업무 메일에 접근하지 못해 변호사 업무를 방해받았다며 B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 소송(2025가합9373)에서 메일 계정에 관한 사업자등록번호를 복구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원고 A 변호사에게 재산상·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 금전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원고 A 변호사와 피고 B 변호사는 10년 넘게 C 법률사무소를 함께 운영하다 동업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에도 C 명칭의 공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다 원고 A 변호사가 공동법률사무소의 해산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업무용 메일 계정의 접근 권한을 두고 다툼이 발생했다.
먼저 피고 B 변호사가 메일 담당자를 자신으로 변경하자 원고 A 변호사는 메일 계정의 대표자를 자신으로 변경하고 비밀번호도 변경했다. 이에 피고 B 변호사는 메일 계정에 등록된 사업자등록번호를 자신 명의의 사업자등록번호로 변경하고 비밀번호를 재차 변경한 뒤 원고 A 변호사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이후 원고 A 변호사는 메일 계정에 접속하지 못했다.
“동업 계약에 따른 조합 재산”
재판부는 이 사건 메일 계정은 동업 계약에 따라 결성된 조합의 ‘조합재산’이므로 원고의 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합유물을 처분 또는 변경할 때는 합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피고 B 변호사에게 메일 계정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기존 법률사무소 명의로 변경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한 사업자등록번호 변경 및 비밀번호 변경 행위는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다른 일방의 동의 없는 합유물의 처분 내지 변경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다만 원고 A 변호사의 업무가 어떻게 방해받았는지, 원고 A 변호사가 얼마만큼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정신적 손해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 B 변호사가 메일 계정을 단독으로 사용하면서 비밀번호 등을 변경할 사정이 있었던 점 △원고 A 변호사가 메일에 있는 과거 업무 자료를 보존하거나 이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점 △원고 A 변호사로서는 조합재산에 대해 잔여재산의 분배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메일 계정을 적절한 방법으로 청산하거나 필요한 과거 업무 정보를 이전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
[출처] 법률신문 한민아 기자


